
봄이 찾아오면 우리의 미각도 깨어납니다. 산과 들, 바다가 선사하는 계절의 선물들이 식탁 위에 오르는 특별한 시간이죠. EBS '한국기행' 799편 '먹으러 오지' 5부작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오지의 숨겨진 맛과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하루에 두 번만 뱃길이 열리는 외딴섬부터 전기 없이 살아가는 산골 셰프의 식탁까지, 진정한 봄의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함께해볼까요?
🏝️ 자연이 차려낸 봄 밥상, 손죽도
자연의 선물로 가득한 섬 식탁
전남 여수의 작은 섬 손죽도는 하루에 단 두 번만 육지와 연결됩니다. 이 고립된 공간에서 박기홍 씨는 자연이 내어주는 재료들로 특별한 봄 밥상을 차립니다. 머위, 찔레, 달래, 산괴불주머니 같은 산나물과 톳, 불등풀가사리 같은 해조류가 어우러진 식탁은 그 자체로 봄의 축제입니다.
손죽도의 봄 식탁은 단순한 끼니가 아닌 계절의 선물입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이 밥상은 도시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맛을 선사합니다. 산과 바다가 만나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맛의 향연, 그것이 바로 손죽도의 진짜 매력입니다.
📍위치 : 전남 여수 손죽도 (문의: 010-5797-1239, 박기홍)
🦅 새와 사람이 함께하는 식사, 도연암
20년 수행길, 새들과 나누는 아침
경기도 포천 지장산 자락에 자리한 작은 암자 도연암. 이곳에서 20년째 홀로 수행 중인 도연스님의 하루는 새들을 위한 공양으로 시작됩니다. 스님이 차려놓은 '새들의 식당'은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봄이 되면 도연스님은 새들의 보금자리도 정성껏 준비합니다. 인공 새집을 정비하고 깨끗이 청소하는 모습은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는 불교 정신의 실천이라 할 수 있죠. 고요한 산사에서 새들의 지저귐과 함께하는 시간은 마음의 평화를 찾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위치 : 경기 포천시 관인면 삼율리 183 (문의: 010-3220-9853, 도연스님)
🌸 꽃으로 피어나는 맛의 여정
🍗 당치민박산장: 35년 전통의 산닭구이
전남 구례 토지면 깊숙한 곳에 위치한 당치민박산장은 "한 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35년 전, 부부가 손수 구운 닭 한 마리로 시작한 이 식당은 이제 '산닭구이 한 상'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당치민박산장의 진정한 매력은 직접 채취한 봄나물 반찬에 있습니다. 산닭구이와 도토리묵, 그리고 고로쇠 수액까지, 모든 메뉴가 자연 그대로의 맛을 간직하고 있죠. 깊은 산속에 자리한 이곳은 음식뿐만 아니라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까지 함께 선사합니다.
📍위치 : 전남 구례군 토지면 당치길 145 (문의: 010-9111-7949)
🍵 이화당 게스트하우스: 꽃으로 만든 차와 밥상
"한옥의 고요함 속에서 꽃차 한 잔, 그 자체가 힐링입니다." 전라남도 나주시 금천면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자리한 이화당은 단순한 숙소를 넘어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쉼의 공간입니다. 김순희 씨가 직접 가꾼 꽃밭과 정성으로 만든 꽃차는 방문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줍니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로 가득한 이화당의 정원은 그 자체로 힐링 공간입니다. 꽃잎 하나하나를 정성껏 말려 만든 꽃차는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은은한 향과 맛으로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위치 : 전남 나주시 금천면 촌곡길 66 (문의: 010-4173-7702)
🌲 자연과 하나 되는 요리의 세계
🍳 장육산의 숲속 요리사
경북 청도 장육산 골짜기에서 홀로 살아가는 오호환 씨는 전직 호텔 셰프였습니다. 화려한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전기도 없는 산골짜기에 정착한 그는 이제 '숲속 요리사'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오호환 씨의 요리는 자연 그대로의 재료에서 시작됩니다. 직접 채취한 산나물과 말린 나물, 수육, 고로쇠 수액 등을 활용해 만드는 그의 요리는 화려한 기술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둡니다. 자연 속에서 피어나는 그의 요리 철학은 우리에게 음식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위치 : 경북 청도 장육산 (문의: 010-8906-4996)
🏝️ 이수도의 1박 3식 민박
거제에서 배로 단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수도는 '먹는 섬'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이곳의 '1박3식민박나드리'는 이름 그대로 하룻밤 묵으면 세 끼 식사를 모두 제공하는 특별한 민박입니다.
박승옥 씨와 김상오 씨 부부가 운영하는 이 민박은 섬에서 나는 신선한 해산물과 직접 기른 채소로 정성 가득한 집밥을 선보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이 소박한 밥상은 도시의 화려한 식당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위치 : 경남 거제시 장목면 이수도길 24-1 (문의: 010-4076-1187)
오지에서 만난 진짜 봄의 맛
EBS '한국기행' 799편 '먹으러 오지' 5부작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오지의 숨겨진 맛과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섬과 산, 암자와 꽃밭에서 만난 사람들은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며 진정한 봄의 맛을 창조해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식탁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성과 자연의 선물로 가득합니다. 오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따뜻한 사람들과 풍요로운 자연이 함께하는 이 여정은 우리에게 음식의 본질과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봄이 깊어가는 지금, 잠시 일상을 벗어나 오지의 맛을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자연이 선사하는 진정한 봄의 맛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